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좋은 때나 나쁠 때나 저를 지원해준 좋은 친구였다. 평생의 친구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전 대통령 쪽의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클린턴은 이날 오전 8시 동교동 사저에 있던 이희호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저는 김 전 대통령께서 늘 하셨던 일을 발판 삼아 했을 뿐이고, 그 일을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영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지난 5월 방한 당시 김 전 대통령과 했던 만찬을 회고하며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미국의 (대북)정책을 좀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당시 만찬에서 김 전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통한 전향적인 대북문제 해결 노력 등을 조언했고, 자신은 이런 조언에 따랐다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두 사람이 만찬했던 5월18일 일기에 “언제나 다정한 친구”라고 클린턴에게 우정을 표시한 뒤, “대북정책 등에 대해 논의하고, 나의 메모를 주었다. 힐러리 국무장관에 보낼 문서도 포함됐다”고 적었다.
이희호씨는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남편과 저는 클린턴 내외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으며, 용기 있는 방북을 통해 대단한 성과를 올린 것에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지난 4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상기시킨 뒤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승근 기자**
국외 주요 언론들, 영결식·북 조문단 주요뉴스로 | |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국외 주요 언론들 반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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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시엔엔>(CNN) 방송은 노벨상 수상자인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국회에서 수만명의 시민과 외교사절, 정치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전하면서, 이 대통령이 북한의 조문단으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대통령의 북한 조문단 접견과 대화 내용을 자세하게 보도하면서 “그동안 긴장을 보였던 남북관계가 따뜻해지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도 북한의 조문단 파견이 최근 북한의 긴장완화 조처 뒤에 이뤄졌다며, “이번 (조문단의) 방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쪽에 접근할 기회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회동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유엔의 제재를 받고 고립이 심화된 북한이 껍질을 벗고 나오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중국 언론들도 김 전 대통령 영결식과 이 대통령의 북한 조문단 면담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특히 ‘조문외교’가 남북관계 해빙의 계기가 될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이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북한 조문단 일행을 면담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햇볕정책을 주도한 김 전 대통령의 서거와 북한의 조문단 파견 등으로 이어진 ‘장례외교’가 한반도에 평화의 서광을 비추게 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신문>은 북한 조문단이 김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한 사실을 보도하며, ‘조문외교’가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해빙기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신문망>도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한국 주요 인사와 각국 외교사절 등 2만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며, 중국 정부가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을 대표로 하는 조문단을 파견하고, 미국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이끄는 조문단을 파견한 사실 등 영결식 소식을 세세하게 보도했다.
지난 21일부터 북한 조문단의 움직임을 비중 있게 보도한 일본 언론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 이뤄진 남북 접촉과 북한의 조문외교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미·일의 북핵 대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도쿄신문>은 “한국 쪽은 국제사회가 대북 경제제재에 보조를 맞춰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런 ‘조문외교’에 내포된 의도를 경계하고 신중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의 대북 접근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핵문제가 진전되지 않은 가운데 화해 무드가 선행하지 않도록 고려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날 ‘김 전 대통령이 남북이 긴장완화를 누리는 가운데 묻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가 남북관계를 진전시킨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듯이 그의 죽음 또한 비슷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베이징 도쿄/권태호 권태호 김도형 특파원 ***
미 언론 “DJ 죽어서도 민족통합 도와” | |
AP 등 ‘북 조문단 통한 남북 긴장완화’ 보도 미국 언론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죽어서도 ‘민족 통합, 국민 통합’을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23일(현지시각) “김 전 대통령은 삶에서도 그러했던 것처럼 죽음으로써도 두 코리아(남북한)를 한자리에 모았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과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남북한 화해를 끌어냈다”며 “(그는) 남북한 양쪽에서 존경받았다”고 말했다. 통신은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광경, 시민들의 애도, 그리고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접견 등을 상세하게 전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북한 조문단이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고조된 남북간 긴장이 완화됐을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햇볕정책을 강하게 지지하게 된 것에 큰 의미를 뒀다. 이 밖에 통신은 “대통령을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민주주의, 평화, 인권, 우리가 당신의 뜻을 이뤄내겠습니다” 등 시민들이 영결식 당일 식장과 거리에서 내걸었던 펼침막 내용도 상세히 소개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도 이날 인터넷판을 통해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을 펼쳤던 김 전 대통령의 국장이 남북화해의 새 장을 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남북간 긴장완화 기회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조문단이 청와대 쪽에 전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이 대통령을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초청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 감정이 쏟아지고 있으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조문사절단 구성을 보면 햇볕정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한겨레 09.08.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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