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직 후 내무반에서..일병 때(1984년)
내가 소속된 본부사령실 시설대 중대 내무반에는 병장 대여섯, 상병 둘, 일병 10여명 등 20여명 가량이 있었는데 6개월 만에 들어온 이등병인 나는, 쫄병 생활을 길게 했다.
나의 군 시절은 전두환 정권 시절이었는데, 자대 배치된 시점이 정용진 1군사령관이 소준열 사령관 후임으로 온 지 4개월 된 시점이었는데 자대 배치 15일 만에 사령관 한남동 자택을 개보수하는 데 파견되었다.
한 달여 파견 근무 후 부대로 돌아오니 15일의 포상휴가가 주어졌다. 내무반장이 나를 불러 아직 이등병이니까 1주일만 다녀오라고 했다.
이 후 나의 군 생활엔 1군사령부 내 전기시설 보수업무가 주어졌다. 전기설비 담당은 군무원 두 분, 사병 5명이 있었는데, 공관 형광램프 하나 교체하는 일이 하루 일과인 때도 있고, 한 여름철엔 우거진 나뭇가지가 전선에 닿지 않게 잘라내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겨울철 어느 날엔 한밤 중 공관 보일러가 고장이 나, 당직사령의 호출을 받고 한 밤 중에 지프를 타고 가 밤새도록 버너를 수리한 적도 있었다.이렇게 1년여 지나면서 전기관련 일에 어느 정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1984년 여름, 횡성 36사에서 1주일 간의 유격훈련이 시작되었다. 원주에서 횡성 방향으로 가다보면 남한강 지류의 가남 유원지가 있는데 이 곳 상류 쪽에서 유격훈련을 받았다. 유원지의 피서객들이 우리에게 음료수 등을 건네 주며 신기한 듯 구경하며 박수를 쳤다.
첫날 훈련을 마치고 막사에서 취침을 하는데 밤하늘의 별빛 달빛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산 속은 온통 이름 모를 벌레소리, 반딧불이로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듯 했다.
다음 날, 한참 유격훈련 중인데 훈련조교가 나를 호출했다. 부대 본부로 안내되어 가니 우리 부대 인사계 상사께서 지프를 타고 유격장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유격 훈련을 받다 말고 부대로 되돌아 갔다. 돌아가는 지프 안에서 상사가 말했다. “송일병, 너 유격보냈다고 중대장님 난리다.”
이 후 제대할 때까지 유격 훈련은 제외되고, 전기보수일을 했다.
한편, 3년간 야간적응훈련, 동계혹한기훈련, 팀스피리트훈련에 임했던 추억이 소중하게 남아있다.
(기타 보안상 생략^)
한번은 주말 외출 때 원주시내를 호주머니에 손 넣고 걷다가 전우신문에 실려 영창갈 뻔 했다가, 중대장님의 벌로 꽁꽁언 땅을 삽과 괭이로 1m 깊이 파는 얼차려를 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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