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 집
고무신 집 우리 동네 상원이네 집은 고무신을 파는 부잣집으로, 머슴 들까지 두고 5일장을 돌며 장사를 하였다. 동이 틀려면 아직 한 두시간은 더 있어야 할 깜깜한 새벽, 신발을 산더미처럼 싣고 5일장으로 향하는 상원이네 말구루마의 딸그락 딸그락 말발굽 소리에 선잠을 깨면 가까이 들려오다가 이내 멀어져 갔다. 우리 고향은 흥덕(4,9일), 부안면(5,10일), 줄포(1,6일), 정읍(2,7일), 고창장(3,8일)의 5일장이 열렸는데, 상원이 아버지는 읍내 장터의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고무신, 운동화를 팔았다. 상원이 어머니는 고무신 장터 한 쪽에서 국수를 끓여 팔았다. 아버지는 장날, 고무신을 사오기라도 하면 신 앞부분 코를 낫으로 오려내 표시를 했다. 학교가서 잃어버리면 찾기 위한 방법이었는데, 국..
2009. 11. 26.